시장동향

땅주인 "나 어떡해"

위버루체 오피스텔 분양 2007. 4. 19. 17:29

땅주인 "나 어떡해"
부재지주 매물 늘지만 안 팔려 울상   
 
 
토지시장에 ‘침체의 그늘’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세금 중과, 거래 규제, 전매 제한 등의 규제 집중으로 거래가 뚝 끊긴 결과다.

 

강원도와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이행 강제금 부과 등의 규제를 피한 부재지주 농지도 매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거래 규제 때문에 이를 사겠다는 사람이 없자 매도 호가는 더 떨어지는 분위기다.

 

매수자 없어 호가 뚝뚝 떨어져

 

재작년 강원도 홍천군에서 밭 450평을 사들인 김모(43ㆍ서울 강남 거주)씨는 요즘 속이 쓰리다. 얼마 전 홍천군이 ‘구입 목적 대로 땅을 이용하지 않는다’며 이행 강제금(180만원, 공시지가의 20%) 부과를 통지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행강제금을 물지 않으려면 땅을 팔아야 하지만 거들떠 보는 사람이 없다. 그러자 중개업자는 땅을 팔려면 값을 더 내리라고 요구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2005년 강원도 원주시에서 임야 7000평을 매입한 부동산업자 이모(41ㆍ강원도 원주 거주)씨는 요즘 빚 상환 독촉에 시달리고 있다. 단기 차익을 노리고 은행에서 빚(4억원)을 내 땅을 샀지만 이를 되팔 수 없어 대출금을 갚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이미 대출금 상환일을 넘겨 은행으로부터 경매 처분 통지를 받았다”며 “호가를 크게 낮춰서라도 땅을 팔아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매도 문의 많이 늘어

 

이런 사례는 특히 토지시장 활황기(2003∼2005년)에 단기 차익을 노리고 땅을 산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침체 장세가 계속되면 올해 하반기부터 토지시장에 이런 매물이 늘면서 가격도 조정을 받을 것으로 본다.

 

벌써 수도권과 강원권에서는 규제를 피해 가격을 낮춘 땅 매물들이 나오고 있다고 현지 부동산업계는 전한다. 횡성 OK공인 이원철 사장은 “최근 부재지주 농지를 중심으로 매물 의뢰가 많다”며 “잘 팔리지 않자 땅주인들이 가격을 내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용인 명성공인 오현근 사장은 “본격적인 매물 출하는 없다”면서도 “올해 공시지가 급등으로 보유에 부담을 느낀 땅 주인들의 매도문의는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주택시장과 마찬가지로 토지시장도 당분간 땅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실수요자가 아니면 땅을 소유하지 말라는 게 정부의 의지”라며 “당분간 부재지주들의 땅 매물이 늘면서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땅시장 향방 점치기 어려워

 

하지만 분당급 신도시, 대선 등의 호재가 변수다. 특히 17대 대선의 판도를 가를 핵심 이슈가 바로 부동산정책이 되리라는 예상이 나돌면서 벌써 토지시장도 후보자별 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각 후보자 진영의 지역개발 공약으로 토지시장이 꿈틀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공약에 따른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당선이 우선인 만큼 세금 경감 같은 공약도 막판에 튀어나올 수 있다는 것.

 

6월로 예정된 분당급 신도시 발표도 변수다. 발표 전까지는 후보지역으로 거론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땅값이 오르겠지만 발표 이후에는 주변지역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토지시장에 규제가 워낙 심해 예전 같은 폭등 장세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거래 규제로 땅값 상승을 뒷받침하는 매수세 형성이 어렵다는 것.

 

OK시골 김경래 사장은 “땅을 산 뒤 2~5년까지 되팔 수 없도록 한 전매제한으로 단기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투자자들이 예전처럼 선뜻 땅 매입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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