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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타운` 효과…강남역 상권 부르는게 값

위버루체 오피스텔 분양 2007. 7. 23. 10:41
`삼성타운` 효과…강남역 상권 부르는게 값
10평 권리금 2~3억 월세 5~7백만원

“상가 매물 있나요?” “아예 없습니다.” “가격은요?” “부르는 게 값이죠.”

서울 강남역 삼성타운 뒤편 서초트라팰리스Ⅱ에 위치한 삼성에셋부동산. 요즘 이곳엔 전화벨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삼성타운 개발 효과로 상가나 오피스텔 구입 문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상가 매물을 구하려 중개업소를 직접 찾아도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흔하다.

‘국내 1위 기업’ 삼성의 효과는 역시 막강했다. 강남역 삼성타운이 서서히 위용을 드러내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상가 매물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 전통적인 인기상권 매력에 삼성 관계사 직원 수요까지 몰리면서 오피스텔시장까지 주목받고 있다. 강남역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 상가 월세 1년 만에 2배 뛰기도 ■

2003년 첫 삽을 떠 강남역 주변 2만4750㎡ 부지에 들어서는 삼성타운. 현재 A동이 완공됐고 삼성물산이 입주할 예정인 B동은 내년 2월, 삼성전자가 들어오는 C동은 내년 5월 완공 예정이다. 공사가 한창인 C동 주변에는 벌써부터 서초트라팰리스, 도씨에빛 등 다양한 상업·업무용 빌딩들이 들어서 있다.

아직 삼성타운 입주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인근 부동산 매물들은 이미 가격상승 효과를 충분히 봤다는 평가다. 지난해 3.3㎡당 5000만~6000만원 하던 빌딩 땅값이 지금은 1억원을 넘은 지 오래. 간혹 2억원에 달하는 매물도 등장했을 정도다.

3.3㎡당 800만원 선이었던 오피스텔 매매가 역시 지금 1000만~120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 임대료 70만원 선이었던 50㎡(15평형) 오피스텔은 월 임대료가 80만~90만원으로 뛰었다. 지난해보다 최고 20~30%까지 오른 곳도 수두룩하다.

물론 높은 가격 탓에 거래는 거의 없다.

김명호 삼성에셋부동산 과장은 “문의 전화가 많이 오지만 실제 투자여력이 있는 문의 건수는 10통 중 3통 정도뿐”이라고 전한다. 특히 “대부분 소문만 듣고 전화하는 허수 문의자들이고 이미 오른 가격 때문에 구매여력이 부족한 수요자가 대다수”라고 설명한다.

상가시장 역시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때 아닌(?) 업종 변경 붐까지 일고 있다. 전통 핵심상권인 6번 출구 주변과 달리 삼성타운 근처 3, 4번 출구 주변은 그동안 대중음식점과 유흥업소들이 띄엄띄엄 위치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다르다. 유명 커피숍과 한정식집, 베이커리점 등이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그만큼 유동인구가 뒷받침된다는 얘기다. 현재 33㎡(10평) 상가의 경우 권리금만 2억~3억원 선. 보증금 1억원에 월세만 500만~700만원 선이다.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월세만 2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아파트 가격은 주택시장 침체 탓에 큰 변동이 없다. 지난해 부동산 열풍이 일던 때까지 가격이 크게 뛴 건 사실이지만 최근 상승세가 주춤해졌다. 인근 아파트값은 3.3㎡당 3000만~3500만원 선. 진흥아파트 109㎡(33평)는 현재 10억5000만~11억원 선인데 거래는 거의 없는 분위기다.

 

■ 강남역 상권의 매력 ■

‘멀티교통망’ 강점 - 20대 위주 소비문화 아쉬워

삼성타운의 ‘힘’은 은행들의 선점 경쟁에서부터 여실히 나타났다. 지난 4월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과 농협에서는 삼성타운 내 핵심지역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였다. 제안서를 심사한 삼성 측은 5월 말 신한, 우리, 하나은행 입점을 허락했다. 그러자 삼성타운 진입에 실패한 국민은행과 농협은 삼성타운과 가까운 점포의 영업망을 적극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 아니라 제2금융권 역시 지점 개설을 위한 상가부지 확보 경쟁에 한창이다.

삼성타운 효과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삼성이 강남역을 선택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다.

먼저 강남역은 많은 소비층이 혼재된 상권이다. 직장 밀집 지역인 테헤란로와 인접해 있어 주변 고층건물 사무실 직원들의 접근이 쉽다. 토익·토플 어학원 등 외국어 관련 학원이 밀집해 있어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 유입도 상당하다.

여기에는 ‘멀티교통망’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역을 통과하는 버스 노선이 다양하고 수원이나 안산 등 수도권 대학으로 통학하는 버스정류장이 많다. 주변이 한남대교, 반포대교, 경부고속도로, 지하철 2호선 등으로 연결되면서 소비층도 끊이질 않는다.

이현철 맵리얼티 실장은 “강남역 주변은 상업용 부지의 신규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며 “강남대로와 테헤란로의 십자형태 길을 중심으로 동서(강남~강서), 남북(용인~강남)을 연결하는 사통팔달의 요지로 꼽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강남역 상권은 ‘문화적 대표성’을 띠는 게 장점이다. 대로변 점포는 높은 임대료 때문에 수익이 크지는 않은데도,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직영점이 대부분 선점하고 있다. 김명호 과장은 “강남역 상권 임대료가 지난해에 비해 2배가량 올랐지만 매장 규모와 테이블 수는 한정돼 있기 때문에 그만한 수익을 올리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들이 굳이 강남역에 점포를 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브랜드 홍보 효과가 상당하고 고객 성향 파악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점도 많다. 아직 유동인구가 대부분 20대라는 게 아쉽다. 주변이 대부분 20대 소비문화를 중심으로 발달할 수밖에 없어 주거 중심의 부동산시장을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상업지 성격 때문에 대규모 공원 등 문화시설이 부족해 주거지로 썩 좋은 환경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상주인구에 비해 뜨내기손님이 많고 변덕이 심한 젊은층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에 유행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얘기도 많다. 생소한 업종이 자리 잡기 힘든 상권이란 뜻이다.

교통망은 좋지만 교통 혼잡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유동인구에 비해 지하철 수용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 출퇴근 차량들과 아주대, 용인대, 경희대 등 지방 캠퍼스를 오가는 스쿨버스로 항상 교통 체증에 시달리는 구간이기도 하다.

 

■ 강남역 주변에 투자한다면? ■

아파트보다 상가·오피스텔 노려야

삼성타운 효과에 대한 견해는 엇갈린다. 입주 효과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앞으로 강남역 상권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분분하다.

문제는 투자가치. 지금 강남역에 투자해도 가치가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투자 상품 성격부터 살펴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투자가치를 상가, 오피스텔, 아파트 순으로 꼽았다.

아파트보다 오피스텔 투자가치가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 삼성타운에 근무하는 직원의 경우 대부분 전세나 자가 소유 아파트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강남역의 교통 편의성이 좋기 때문에 거주지에서 옮겨올 수요는 그리 많지 않다.

이에 반해 외국인 바이어나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몰려 소형 평형의 오피스텔 수요는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현철 실장은 “중소형 업무용 빌딩이나 오피스텔 등은 상대적인 공급 부족에 따라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며 “특히 업무용 오피스텔은 공실률이 낮고 가격이 아직 고점에 다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자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투자가치가 높다”고 설명한다.

상가 역시 유망상품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월세가 2배 가까이 올랐고 삼성 계열사들 입주가 시작되면 임대료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유동인구를 많이 끌 수 있는 한정식, 일식집 등이 창업 유망상가로 꼽힌다”며 “물론 땅값이 많이 올라 있고 건물 가격도 높아 초기 투자 비용이 높다는 건 반드시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파트시장에는 별 영향이 없겠지만 진흥아파트와 서초래미안이 그나마 투자가치가 높은 단지로 꼽혔다. 삼성타운에 인접한 진흥아파트는 78년 준공돼 30년가량 된 아파트로 재건축이나 주상복합 개발 등의 호재가 기대된다. 서초래미안 역시 주거, 교육여건, 브랜드 면에서 괜찮지만 경부고속도로 때문에 중심지와 단절되는 건 아쉽다. 이현철 실장은 “주변 아파트 가격 자체가 높고 규제 효과가 워낙 강해 아파트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힌다.

레지던스 역시 틈새상품으로 가치가 있을 전망이다. 김명호 과장은 “삼성타운이 들어서면 외국 바이어들이 이곳을 많이 찾겠지만 주변에 괜찮은 호텔이 손에 꼽을 정도”라며 “결국 호텔보다 한 단계 낮은 강남역 주변 레지던스들이 인기몰이를 할 전망”이라고 전한다.

물론 투자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사실 교보빌딩이 들어설 때도 강남역 상권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파장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삼성타운 개발 효과는 적어도 입주가 마무리돼야 알 수 있다는 논리다.



【 강남역 상권의 5년 뒤 위상 】

◆ 롯데칠성 부지·지하도시개발이 변수

= 강남역 상권은 명동, 신촌 등의 전통 명문 상권에 비해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타운이 들어서면 테헤란로는 삼성타운~서초~교대~사당까지 하나의 권역으로 확대되고, 강남대로 역시 신사에서 강남~양재~염곡사거리로 넓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삼성타운이 들어서면 10~20대 중심의 유동인구 층이 점차 20~30대 후반으로 옮겨지고 40~50대 유입도 증가할 것”이라며 “강남대로의 20대 중심 소비문화와 강남역 북단의 직장인 중심 외식 산업이 적절히 조화된다면 상권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마지막 노선이자 강남과 강서를 연결하는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되면 상황이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9호선이 개통되면 강남역 부근으로 유입되는 인구 역시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타운 입주로 인한 상권 고급화 역시 강남역 상권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교보타워사거리가 주목받을 것이란 기대가 많다. 현재 이곳 주변에는 리모델링과 신축공사 바람이 불고 있다. 시세 역시 많이 올라 1층 66㎡(20평)~99㎡(30평) 기준 보증금이 5000만~1억원, 월세만 300만~500만원 선. 권리금 역시 4000만~1억원 수준에 달한다. 이현철 실장은 “기존 업무용 빌딩이나 상가 재건축 등으로 공급은 서서히 늘어나는데 강남역 주변에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보타워사거리, 양재 방면 등으로 상권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강남대로 양재역에서 교보타워를 거쳐 논현역까지 연결되는 ‘강남역 지하도시’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 계획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본격 개발된다면 상권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장경철 3M컨설팅 대표는 “지상에는 브랜드 위주의 의류, 유흥, 먹거리 상권이 들어서는 한편 지하에는 보세 패션몰이 상권 주축을 형성할 것”이라며 “물론 공사기간 동안 교통 혼잡이나 자본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전한다. 현재 강남역 지하상가의 경우 패션 전문점, 분식점, 이동통신 전문점이 혼재돼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전문점 위주로 상권이 재편될 전망이다. 장 대표는 “강남역 중심으로 형성된 고가의 권리금이 교보타워부터 양재역 상권까지 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타운에 이은 롯데칠성부지 개발 역시 호재다. 현재 주거 지역이지만 용도변경을 통해 향후 본격적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장경철 대표는 “롯데칠성부지가 개발된다면 강남역 상권이 경부고속도로를 넘어 교대역 상권까지 연결되는 의미에다 서초동 일대가 덩달아 부각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최고 상권인 명동의 바통을 이어받을 수도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현재 최고 상권은 명동이지만 조만간 강남 상권이 후계자 위치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명동, 신촌 상권은 강남역에 비해 신규 인구가 유입될 만한 호재가 주변에 없고 상권 부각을 위한 지역문화 만들기에도 소홀한 면이 크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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