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에 150층 친환경 빌딩”
“세운상가에 150층 친환경 빌딩”
정동일 중구청장의 ‘서울도심 재창조 프로젝트’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
정동일 서울 중구청장의 집무실 탁자에는 세운상가에 신축을 추진하고 있는 150층짜리 초고층빌딩 ‘금융관광센터’(가칭) 모형도가 놓여있다. 정 구청장은 요즘 틈만 나면 모형도를 만지작거리면서 ‘어떻게 하면 이 빌딩이 서울을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상징물)가 될 수 있을까’하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시가 2010년 외국관광객 1200만명 유치목표를 달성하려면 경복궁, 덕수궁, 63빌딩 정도의 관광 인프라로는 부족하고 4대문 안에 초고층빌딩이 들어서야 한다는 게 정 구청장의 판단이다. 서울 도심의 초고층빌딩은 교통이나 환경, 경제적인 측면에서 장점이 많고 도심공동화 현상도 해결할 대안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1만평 정도의 도심을 재개발하는데 30~40층 규모의 빌딩을 몇채 지으면 도심이 여유공간 없이 건물로만 가득차지만 150층 규모의 빌딩 한 채만 짓는다면 주변에 녹지공간을 여유있게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정 구청장은 이 사업을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중구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서울도심 재창조 프로젝트’와 4년 임기동안 추진할 역점사업을 정 구청장에게서 들어봤다.
―세운상가 자리에 추진하고 있는 150층 규모의 초고층빌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세계는 지금 마천루의 시대이고 서울 도심에도 초고층빌딩이 시급합니다. 타이베이의 101층빌딩이나 삼성이 짓고 있는 두바이 160층짜리 빌딩은 도시뿐만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입니다. 금융 및 관광의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빌딩을 지어 청계천과 연계, 세계적인 명소로 키우고 싶어요. 빌딩 중간 몇개층에는 모든 공간을 녹지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중구청에 전담 태스크포스도 구성하고 고려대 여영호 교수팀에서 구체적인 개발용역을 담당하고 있어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예상되는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현재 서울 도심부 발전계획과 도시환경정비기본계획에 따르면 강북도심의 최고 높이는 120m이하로 제한돼 있어요. 도심을 둘러싸고 있는 북한산과 남산, 안산, 낙산 등의 산높이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이러한 규정에 따라 도심을 재개발하면 ‘저층고밀도’의 비효율적인 환경구조로 난개발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21세기에 걸맞은 서울시의 열린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남산 자락에 대규모 녹지공간을 조성한다고 들었습니다.
“국립극장 주변 남산자락은 산책로 등 접근시설이 크게 부족했어요. 그래서 주변 33만㎡에 삼림욕장과 소나무단지, 각종 레크리에이션시설 등이 들어서는 ‘꿈의 동산’을 조성할 예정이에요. 아마 2년 후면 시민들이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서울시에서 동대문운동장에 공원을 조성하고 있는데, 주변 개발계획을 소개해 주시죠.
“서울시의 개발에 발맞춰 운동장 주변에 상설패션쇼장, 경영컨설팅지원센터, 공항터미널, 문화센터, 만남의 광장 등을 지어 쇼핑과 문화, 관광의 거리로 조성할 것입니다.”
―성공한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공직사회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데요.
“공직사회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경쟁력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공무원들은 그동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지 못했는데 능력껏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요. 그래서 인사도 연공서열보다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교육은 요즘 지방자치단체의 역점사업 중 하나인데요. 중구도 교육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골고루 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수능에 이어 중학생 인터넷방송도 11월에 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 7월에는 초중고 인터넷 교육방송국을 설립할 계획입니다. 생태연못과 쉼터 조성, 첨단 교육기자재 지원 등 교육환경 개선에도 예산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중구는 이순신 장군의 탄생지인데요.
“충무공 탄생 기념행사를 청계천과 연계해 문화상품으로 개발하고 충무공기념관 및 사당 건립, 생가복원 등 충무공 뿌리찾기 사업도 전개할 계획입니다.”
―중구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앞서가는 지자체입니다. 임기동안 추진할 복지사업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중구에는 기업 본사가 많습니다. 그래서 현재 시행하고 있는 ‘이웃사랑 1사1동 자매결연’사업을 크게 확대할 것입니다. 노인들을 위해 경로당 지원비를 내년부터 10% 확대하고, 신당동에 내년말까지 대규모 노인복지센터도 완공할 것입니다. 중구에는 어려운 이웃이 많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취임한 지 네달밖에 안 됐는데 구두굽이 10켤레나 닳았어요. 허 허.”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