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이후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여러 대책들 때문에 1가구 다주택자 및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이 큰 부담을 겪고 있다.
특히 이미 시행된 종합부동산세와 새해 1월 시행 예정인 1가구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투자자들에게 피부로 와 닿고 있는 분위기다.
또한 11·15부동산 대책에는 대출규제, 주택투기지역 확대지정 등 주택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이 포함돼 있어 다주택자들에 대한 압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세금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아파트를 매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수익성 부동산, 특히 상가 투자에 관심을 쏟고 있다.
새해부터는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세가 더욱 강화되면서 노후를 대비하려는 수요자와 다주택자들이 주택보다는 상가 투자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지금이라도 상가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다.
주택은 ‘주택시장규제 강화→아파트값 상승→세금 증가→수익성 악화→유동성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반면 상가는 주택시장에 비해 규제가 덜한데다 안정적인 월세가 나오고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으며 유동성까지 좋아 투자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물론 최근 토지가격 상승으로 인해 분양가와 매매가가 많이 뛰면서 수익률이 감소하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향후 가치를 염두에 두고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왕 주택 대신 투자한다면 수익이 안정적인 단지 내 상가와 근린상가가 유망한 편이다.
테마상가는 공실 발생 우려가 높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 상가투자의 장점 ■
그렇다면 상가 투자에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먼저 종부세 부담이 없다.
6억원 이상 고가 주택은 종부세 대상에 속하지만 상가는 기준시가 40억원(시세는 약 80억원)을 초과하는 곳에만 종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임대수익도 아파트에 비해 높다.
은행 예금금리가 최대 5.3%, 1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4.41%지만 이보다 더 수익률이 높은 상가를 고르면 시세 상승과 함께 안정적인 월세수익을 얻을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40~50%밖에 안 되지만 상가의 경우 60~70%에 달해 아파트에 비해 임대수익률이 높다.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좋은 입지와 임차조건, 업종 등은 상가 가치를 상승시켜 분양권에도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된다.
또한 직접 분양받은 상가의 경우 위치가 좋으면 임대를 주는 것보다 직접 프랜차이즈에 가맹해 장사를 하는 것이 임대료와 인건비가 절감돼 수익을 높일 수 있다.
■ 유형별 투자전략 ■
그렇다면 어떤 곳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아파트 단지 내 상가를 비롯해 근린상가 등 수익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상가 투자 전략을 바꿔야 한다.
새해엔 특히 상권과 업종 그리고 수익률이 잘 맞물려 돌아가는 상가와 그렇지 못한 상가의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 초양극화가 발생하며 상위 우량 상가들은 초강세를 띨 전망이다.
유형별 투자 전략을 살펴보자.
① 단지 내 상가= 최근 새로운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 공급되는 단지 내 상가의 낙찰가 및 시세가 높아지고 있다.
초보 투자자에게 안전하긴 하지만 이런 비싼 가격의 단지 내 상가는 투자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
실제 입주 시에 분양가 대비 임대료를 맞추다 보면 공실률이 매우 높고 가치하락 가능성이 높아 거품일 가능성도 상당하다.
참고로 잠실지역 재건축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수익률은 2.5~4%대 수준에 머물 전망이며, 대치동 도곡렉슬 상가 역시 3% 안팎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단지 내 상가에 투자할 때는 최소 500가구 이상인 곳을 택하고 가구 수 대비 상가 연면적이 0.5평 이상인 곳이 좋다.
또한, 선호도 높은 업종을 선택해야 하며 상가 가격이 평당 3000만원, 임대가가 평당 1000만~1500만원을 넘어서게 되면 투자가치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
② 근린상가= 근린상가를 고를 경우 반드시 ‘상권+업종+수익률’을 갖춘 상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공급과잉 지역에선 임대료를 맞추기 어렵고 비싼 분양가는 수익률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이 세 가지를 염두에 두고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린상가는 반드시 역세권 또는 그에 상응하는 상권이 갖춰진 근린상가, 200곳 이상 점포가 오픈된 프랜차이즈, 수익률 6% 이상인 1층 상가를 택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조건을 갖춘 상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데 유의하자.
상권이 좋은 2층 상가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지금까지 상가 투자는 주로 1층 코너 또는 전면, 주출입구를 선호했다.
하지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로 오히려 2층을 택하는 업종들이 늘어남에 따라 2층 선호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이 1층엔 현금자동입출금기만 설치하고 2층으로 옮겨가는 사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좋은 상권의 1층 상가와 2층 상가의 가격비율이 100 대 40 이상으로 벌어지는 경우 가급적 1층보다는 2층을 선택하는 것이 수익창출 면에서 유리해 앞으로 이런 업종들이 점차 늘 것으로 전망된다.
③ 테마상가= 한 가지 업종 중심인 대규모 쇼핑몰 테마상가는 동대문을 중심으로 패션 쇼핑몰이 가장 먼저 나온 이후 서울 및 수도권에서 전자, 어린이, 애완견, 한약재 등을 테마로 한 상가가 잇따라 분양됐다.
하지만 활성화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소액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일지 몰라도 이미 형성된 근린상가와 이미 활성화된 다른 큰 쇼핑몰과 경합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공실이 증가하고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공실 발생 시 재임대가 어렵고 시세 상승 역시 기대하기 어려워 새해에도 테마상가의 고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상가 투자 시 주의할 점 】
상가 투자는 장점이 많지만 그만큼 주의할 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경기에 민감하고, 내년엔 시장이 더욱 침체될 거라는 전망도 있다.
상가시장이 살아나려면 내수소비성장률이 6% 이상 돼야 한다.
이럴 경우 비자발적 실업이 감소하면서 정상소비가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LG경제연구원 등 민간연구소에 따르면 새해 국내경기성장률은 세계 평균 경제성장률(2006년 기준 4.9%)에 못 미치는 4%대 초반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므로 새해 상가 투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먼저 내부상가(점포 입구가 밖에서 보이지 않는 상가)나 테마상가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공실 발생 우려가 많고 시세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임대료가 무조건 높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임대료가 높을 경우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선입견은 버리자. 검증되지 않은 상권(특히 분양상가)은 피하는 게 좋다.
셋째, 점포운영을 하지 않고 있는 상가도 피해야 한다.
장사가 안되는 곳은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넷째, 입지와 상권은 다르므로 무조건 선호도 높은 지역만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강남 아파트와 지방 아파트 입지를 비교하듯 강남과 지방의 상권을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우선 강남에 위치한 상가는 지방에 위치한 상가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강남 이면도로에 접한 상가와 지방 사거리에 위치한 상가의 수익성을 비교하면 지방에 위치한 상가가 훨씬 수익성이 높다.
다섯째, 높은 분양가는 한번 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올 7월부터 시행된 기반시설부담금 및 후분양제, 지가 상승 등으로 인해 현재 분양상가는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가 많다.
아무리 입지가 좋다 해도 높은 분양가는 수익률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주위 임대가격과 수익성비교 분석을 통해 적정 분양가인지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끝으로 아파트 가격이 올랐다고 아파트 단지 내 상가 가격도 상승한다는 편견은 버리자.
아파트 가격은 주로 입지에 따른 거래 사례를 비교해 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가는 수익성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수익환원법(대상물건이 장래 산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순수익 또는 현금흐름을 적정한 비율로 환원해 가격시점에서 평가가격을 산정하는 방법)을 통해 상가의 가치판단을 해야 한다.
수익률이 보통 은행이율보다 낮은 경우 투자가치가 어떤지 생각해보면 쉽다.
[한광호 시간과공간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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