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주택에서 상가로?
어, 주택에서 상가로?
아파트 ‘열중쉬어’, 상가로 ‘우향우’…8ㆍ31 때와는 다른 분위기
정부의 1ㆍ1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집값 상승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의 발길이 상가 등 수익형 상품 쪽으로 돌아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ㆍ11대책 비켜간 상가시장 불붙을까
업계에 따르면 연이은 고강도 규제발표로 주택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안정적인 임대수입 등을 기대할 수 있는 틈새 상품으로 상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택시장은 담보대출 규제, 양도세 중과, 종부세 인상 등으로 첩첩산중인데 비해 상가시장은 전매제한 등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상대적으로 높은 투자수익이 기대되는 때문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특히 배후 수요가 풍부한 신도시 단지내 상가나 근린상가, 역세권 상가 등은 투자 위험성이 적어 투자 문의가 늘고,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많다. 실제로 지난해 말 2400여억원(총 1조1530억원)의 현금이 풀린 김포신도시에서는 보상금의 일부가 주변 상가 매입비로 흘러들었다.
사우동 연세공인 조원기 사장은 “보상금으로 40∼50억 이상을 받은 현지 거주인 중에는 고촌면 힐스테이트 단지내 상가 등 10억원 안팎의 상가를 매입한 사람이 많다”며 “이는 대부분이 서울 아파트 등으로 유입됐던 지난해 7월 1차 보상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달말부터 시범단지를 필두로 본격적인 집들이가 시작되는 동탄신도시 상가에도 요즘 투자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
신도시내 제일프라자 고해천 부장은 “1ㆍ11대책 발표 이후 그동안 집값이 어디로 튈지 몰라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의 입질이 늘고 있다”며 “예전과는 달리 구체적인 분양 조건을 묻는 등 계약의사를 밝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강남 상가엔 선점수요까지 몰려
2005년부터 계속된 부동산 대책으로 대부분 포트폴리오(자산 구성) 재수립을 이미 끝낸 이른바 ‘큰손’들의 상가시장 유입 움직임도 눈에 띈다.
상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말부터 분양에 들어간 강남 유망지역 1, 2층 상가 분양 물건은 이미 동이 난 상태다.
지난해 10월부터 분양한 역삼동 힐앤힐즈메디칼 프라자 1층의 경우 분양가가 평당 6000만원대 수준임에도 5개 점포가 모두 주인을 찾았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말부터 분양에 들어간 대치동 대치프라자Ⅲ 1층은 10개 점포중 7개가 최근 팔렸다. 이 상가 1층에 들어선 33평 점포의 분양가는 24억8600만원이다.
반포동 트라이엄프메딕스, 강남역 로하스애비뉴 등도 마찬가지다. 트라이엄프메딕스의 경우에는 평당 최고 분양가 8000만원이다. 역대 단지내 상가 최고 분양가(평당 1억3000만원)로 주목을 받은 잠실 레이크팰리스 B동 단지내 1층 상가 7개 가운데 1개(분양가 12억5000만원)가 신한은행에 분양됐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일부 목 좋은 강남 상가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분양개시전부터 투자자들의 선점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라며 “상가투자에는 매우 신중한 큰손이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주택시장 규제 앞에선 적극적인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8ㆍ31대책 이후 연이은 각종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꾸준히 아파트에 대한 투자대상을 물색해 왔던 것과는 확 달라진 분위기다.
부동산전문업체인 뉴스타부동산의 이원희 개발이사는 “1ㆍ11대책 발표 이후 자산가들의 고가주택에 대한 투자 심리가 완전히 꺾인 상태”라며 “오히려 투자자들이 주택보다는 임대수입이 확실한 상가건물이나 소형 빌딩 쪽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일단 규제는 피했는데…경기 때문에 글쎄
주택시장 규제 강화에 따른 이탈 수요가 상가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유입될지는 좀더 지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상가가 1ㆍ11대책에서 비켜났더라도 워낙 경기에 민감한 상품이라 당장 ‘풍선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며 “투자열기가 본격적으로 상가시장으로 옮겨 붙을지는 좀더 두고 볼일”이라고 말했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대표도 “주택시장 규제로 상가 투자 문의는 늘었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규제 강도 측면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만큼 규제의 무풍지대인 상가시장이 지난해보다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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