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가 말이 안될 정도로 너무 비싸요. (중개)해 줄 엄두가 안 나요."(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
"정부가 주택시장을 억누르자 유동자금이 상가로 왔기 때문이죠. 임대수익으로는 투자 가치가 별로 없어요."(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PB)
상가 시세는 껑충 뛰었는데 임대료는 제자리를 걷거나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상가 투자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매매 시세도 이미 크게 올라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부동산 컨설턴트 사이에서는 "상가가 너무 비싸 추천해 줄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흘러나오고 있다.
◆ 임대수익률이 은행 금리 밑돌아 = 임대수익률(연 임대료수입/(시세-보증금))이 은행 정기예금을 밑도는 상가가 속출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 회사인 A사는 "올해 상담이 들어온 상가건물 34건 가운데 임대수익률이 1%대(5.9%)와 2%대가 각각 2건(5.9%)이었으며, 3%대와 4%대는 7건(20.6%)씩이었다"고 밝혔다.
임대수익률이 5%를 밑도는 상가건물이 전체 상담건수 중 58.8%를 차지한 셈이다.
재산세와 관리 부담까지 생각하면 이들 상가건물의 임대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못하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대치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워낙 임대수익률이 낮다보니 대치ㆍ도곡동에서도 임대수익률이 7%만 나오면 특급이라고 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대치동의 10평짜리 상가 시세가 10억원"이라며 "이 정도면 월세가 500만원은 돼야 하는데 300만원 안팎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입지 등 다른 요건을 감안해도 투자 가치가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A사 관계자는 "입지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 임차인 성격을 등을 따져 투자 등급을 매겨보니 34건 가운데 A등급(우수)은 3건(8.8%), B등급(보통)도 6건(17.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결국 34건 가운데 26.5%만이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는 얘기다.
반면 추천이 곤란한 C등급(열등)과 D등급(매우 열등)은 각각 10건(29.4%)이었으며, 등급을 매기기 힘들 정도로 투자 가치가 낮은 물건도 5건(14.7%)에 이르렀다.
지금 시세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 주택시장 거품 상가로 확대 염려 = 상가 가격이 급등한 데는 주택시장에서 방향을 상실한 유동자금이 대거 상가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PB는 "현금은 많은데 투자할 곳은 마땅치 않으니 상가로 오는 것"이라며 "30억~40억원이 있으니 상가를 추천해 달라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전했다.
이 PB는 "강남역 주변은 평당 1억원이 넘은 상황이며, 이면도로변도 평당 1억원을 달라는 사례를 종종 본다"며 "상가건물 시장이 폭등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주택시장의 거품이 상가시장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향후 경기 하락으로 임대수익률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5%보다 떨어진 4.4%로 전망한 바 있다.
대치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장사가 안 되니까 월세가 하향 조정되는 사례를 종종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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