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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모노레일 내년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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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첫 모노레일 내년 착공 [중앙일보]
대구 ‘도시철도 3호선’ 지상 범물동~동호동 구간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인 모노레일 전동차가 대봉동 신천의 대봉교 위를 지나가고 있는 상상도. 사진은 실제 전경에 모노레일과 전동차를 합성한 것이다. [대구 도시철도건설본부 제공]


2015년 2월 회사원 A씨는 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집을 나섰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용지 정거장에 도착한 그는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빨강·파랑·노랑색 전동차가 구내로 들어온다. 안내 방송과 함께 전동차에 몸을 실은 그는 창밖을 내다본다.

전동차의 폭은 지하철과 같지만 한 량의 길이가 2m 짧은 14m. 고무바퀴로 움직여서 소음은 별로 없다. 마치 중형 승용차를 탄 것 같다. 10m 높이서 도심을 굽어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20여 분 뒤 전동차가 서문시장 정거장에 도착했다. 출근에 걸린 시간은 40분 남짓. 상상이지만 2015년이면 지산·범물동과 북구 동호동 칠곡지구 시민에게 일어날 수 있는 변화다. 두 지역을 종점으로 한 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하기 때문이다.

이 노선은 지하철이 아닌 모노레일로 건설된다. 지하철 노선 전 구간을 모노레일로 변경해 지상에 건설하는 것은 대구가 처음이다. 도시철도 3호선은 범물동에서 동호동 간 23.95㎞로 내년 12월 착공해 2014년 말 완공 예정이다. 사업비는 1조1326억원이다.



◆왜 ‘모노레일’인가=“철도 전문가들과 수차례 토론하고, 시민·시민단체·의회·구청 관계자들과도 20여 차례 논의한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김대묵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전문가와 여론을 종합한 결과 모노레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지하철 3호선의 ‘지상화’ 방침을 정한 것은 2003년. 시는 애초 1, 2, 3호선을 지하철로 건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하철 1, 2호선을 건설하면서 부채가 늘고 공기도 길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정부 정책도 바뀌었다. 정부는 1999년 500억원이 넘는 공사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도록 했다. 지자체의 무분별한 사업에 제동을 걸기 위한 조치였다. 같은 해 수도권을 제외한 광역시와 도에는 지하철 대신 경량(輕量)전철을 도입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대구시 관계자들은 수차례 회의 끝에 지하철 3호선을 경량전철(지하철은 중량전철)로 건설키로 하고 2003년 12월 기획예산처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의뢰했다. 기획예산처는 “경제성이 없다”고 했으나 시 관계자와 지역 정치인의 끈질긴 설득에 건설을 허용했다.

이번에는 경량전철 중 어떤 교통수단을 도입할지 논란이 불 붙었다. 대구시는 당초 건교부가 추천하는 AGT(자동선로이동)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 AGT는 고가처럼 만든 콘크리트 상판을 따라 고무바퀴가 달린 소형 전동차가 운행하는 것으로 경량전철의 한 종류다. 대구의 도심이 바둑판 모양이어서 네거리 사이가 짧고, 예정 노선의 도로 폭이 대체로 좁아 상판을 얹는 식은 곤란하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주변 상가나 아파트의 일조권이나 조망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좁은 콘크리트의 선로를 오가는 모노레일로 결정됐다.

◆반대 움직임도=대구북구시민연대와 대구발전연구회, 범물동 아파트단지 일부 주민은 모노레일 건설에 반발하고 있다. 아파트가 도로와 인접해 사생활을 침해당하고 소음에 시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는 “도심 구간의 상권이 위축되고, 일조권이 침해되는 등 주민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도시 백년대계를 고려해 지하철을 건설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출처/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