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단지내 상가입찰에 왠 작전세력

위버루체 오피스텔 분양 2006. 10. 25. 10:26

단지내 상가입찰에 왠 작전세력
높은 값에 되팔 목적ㆍ시행업체 폭리도 문제

   
 
 
서울에 사는 주부 김모씨(41)는 최근 경기도 화성 동탄 신도시에서 제과점을 내려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보증금과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다.

 

현재 일부 목좋은 단지내 상가의 경우 15평짜리 점포가 보증금은 2억, 월임대료는 600만∼700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신축 상가에 입주할 때 권리금 대신 붙는 바닥프리미엄만 1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동탄신도시 상가의 보증금과 임대료가 비싼 이유는 바로 높은 상가 분양가 때문. 높은 가격에 상가를 분양받은 점포주들이 적정 수익률을 올리려고 보증금과 임대료를 올려받은 결과다.

 

현재 이곳 단지내 상가의 평균 분양가는 이미 평당 6000만원을 넘어섰다. 일부 목 좋은 곳 평당 9000만여원에 육박한다. 이는 수도권 택지지구의 평균 매각가인 평당 3000만∼3500만원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올해 3월 분양한 강남 도곡렉슬 단지내 상가의 평균 분양가와 비교해도 평당 1000만원 정도 비싸다.

 

동탄 단지내 상가 분양가 강남 따라잡아

 

실제로 16일 입찰이 진행된 동탄 신도시 내 2-13, 3-7블록 등에서 분양한 한화ㆍ우림 단지내 상가의 낙찰가격은 평당 최고 7500만여원(내정가 3900만원)에 달했다. 평균 매각가율은 179.5%. 20개 점포 분양에 100여명이 몰려들어 경쟁률은 5대 1을 웃돌았다.

 

올해 9월 우남건설이 동탄 신도시 4-4블록에서 분양한 우남퍼스트빌 단지내 상가의 매각가는 평당 최고 8600만원선에 달했다. 내정가가 2억1330만원인 7평 짜리 점포는 6억1330만원에 낙찰돼 매각가율(낙찰가율)은 무려 287.5%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가 낙찰의 이유에 대해 전반적인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투자처로 알려진 일부 택지지구내 단지내 상가로 부동 자금이 유입되는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계약금만 지급하는 방식으로 목 좋은 점포를 매집(일명 ‘찍기’)해 웃돈을 받고 되팔려는 일부 투기 세력이 가세하면서 상가 분양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것.

 

현지 W공인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단지내 상가의 경우 입구쪽 1층 점포는 워낙 찾는 사람이 많다”며 “비싸게 분양받더라도 평당 500만∼600만원의 프리미엄을 붙여 되팔 수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작년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에서 평당 3000만원선에서 분양 포스코 더샵의 일부 단지내 상가는 최근 평당 5500만∼600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인근 월드메르디앙, 우남퍼스트 등의 단지내 상가도 마찬가지라는 게 현지 부동산관계자의 설명이다.

 

동탄신도시 부근에 위치한 W공인의 한 관계자는 “동탄 단지내 상가 입찰 현장마다 ‘찍기’에 나선 2∼3팀의 업자들을 볼 수 있다”면서 “이들이 낙찰을 받기 위해 가격을 높게 쓰는 바람에 낙찰가가 급등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내정가 공개 없는 입찰방식도 분양가 부추겨

 

동탄신도시 단지내 상가의 고가 낙찰 원인을  강남 큰손들의 극단적인 ‘묻지마 투자’ 의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투자처를 잃은 부동산 큰손들이 대거 입찰에 나서면서 낙찰가가 치솟았을 것이는 추측이다.


실제로 최근 강남구 역삼동에서 분양한 HEALI&HILL 메디칼 프라자는 1층이 평당5500~6000만원대 수준임에도 1층 5개 점포가 모두 주인을 찾았다. HEALI&HILL 메디칼 프라자의 한 분양 관계자는 “1층 상가는 대체로 강남 거주 투자자들이 분양을 받았다"며 "상가투자에는 매우 신중한 입장이던 부동산 큰손들이 일부 초우량 상가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부 시행업체들의 비공개 경쟁방식의 상가 입찰도 고분양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비공개 상가분양이란 시행업체가 사전에 내정가를 공개하지 않은 채 상가를 입찰에 부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수요자들은 내정가를 모르는 상황에서 입찰에 나서기 때문에 낙찰을 받기 위해 무조건 최고가를 써낼 수 밖에 없다. 즉 미리 내정가를 알 수 없는 수요자들의 눈치보기를 자극해 높은 가격을 써내도록 유인하고 있다는 것.

 

최근 동탄신도시내 아이파크 단지내 상가는 최근 분양업체가 응찰자들에게 미리 내정가를 알려주지 않고 입찰을 실시했다. 결과적으로 이 아파트 단지 상가는 평당 최고 7500만원에 낙찰돼 고분양가 논란을 불렀다.

 

상가정보연구소의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단지내 상가 모집공고에 내정가 공개는 의무사항이 아니다”며 “일부 시행업체들이 이를 교묘히 이용해 고가 분양을 유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가낙찰  분양 상가 수익 기대 어려워

 

결국 이처럼 낙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 시행업체는 배를 불리지만 수요자들은 적정 수익률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최근 상가 공급과잉으로 수도권 택지지구 단지내 상가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가 전문업체인 상가뉴스레이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용인 죽전ㆍ동백지구, 고양 풍동지구 등 일부 택지지지구의 일부 단지내 상가 수익률이 최저 수익률인 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작년 10월에 입찰에 부쳐진 용인동백지구 P단지 15평짜리 1층 단지내 상가의 경우 내정가(평당 2000만원)의 2배에 가까운 평당 4300만원에 낙찰됐다. 매각가율은 무려 215%. 하지만 이 일대 최고 수준의 임대료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90만원 수준이다. 연 6% 선에 융자금을 30%(1억9230만원)로 잡고, 투자수익률을 따져보면 연 수익률은 불과 5.6% 정도로 추산된다.

 

수익률이 은행 금리를 밑돌아 투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얘기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단지내 상가의 매각가율이 크게 치솟으면서 적정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넘겼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상가 전문업체인 시간과 공간의 한광호 대표는 “일반적으로 상가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00만원을 받을 경우 수익률이 7%가 나오려면 분양가는 대략 평당 3200만원이 적정선”이라면서 "평당 8000만원 이상의 고가 분양 상가의 경우 적정 수익을 내기 어려워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택지지구내 상가 평당 3200만원이 적정선

 

때문에 상가 전문가들은 단지내 상가를 고를 때 수익률을 고려해 너무 비싼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분양가가 적정하게 책정된 상가 중에서 배후 상권이 풍부한 대규모 아파트의 단지내 상가를 중심으로 투자를 한정해야 한다는 것. 전문가들은 단지규모는 1000가구 이상, 가구당 점포면적은 0.3평 이하여야 안정된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후단지의 평형구성도 중요한 체크포인트이다. 단지내 상가를 선택시 40평형 이상 대형평형 위주로 형성된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대형평형 위주인 아파트단지에서는 단지내 상가보다는 대형 쇼핑센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상가114 권혁춘 팀장은 "30평형 이하의 소형평형 위주로 구성된 단지내 상가를 고르는 게 좋다"면서  "주변 상권과 고립돼 가급적 단지안에 소비가 이뤄질 수 있는 곳을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저작권자: 중앙일보 조인스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