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잇따르는 규제에 수도권 여윳돈 상가로, 중소형 빌딩으로

위버루체 오피스텔 분양 2007. 1. 24. 11:23
잇따르는 규제에 수도권 여윳돈 상가로, 중소형 빌딩으로 [중앙일보]
누르니 숨통 틔고
올 들어 집값 안정을 위한 규제책이 잇따르자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상가와 상가건물, 중소형 오피스 빌딩 등 수익형 상품 쪽으로 투자자 발길이 옮겨지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권과 강북 뉴타운.재개발지역 등 상권이 잘 형성돼 있고 개발 호재가 많은 곳에선 '여윳돈'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중소 규모 오피스나 상가빌딩 몸값이 지난해 말 이후 15~20%가량 올랐다. 우리은행 PB(프라이빗뱅킹)센터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지난해 양도소득세 중과를 피할 요량으로 집 한 채를 처분하면서 여윳돈이 생긴 고객 가운데 상당수가 상가건물이나 중소형 빌딩 매입을 희망하고 있다"며 "경기가 회복되면 임대 수익과 함께 시세 차익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경기 상황과 입지여건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인 만큼 철저한 수익 분석 뒤 투자에 나서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규제 덜한 수익형 상품 기웃=요즘 시중은행 PB센터 등에는 10억~50억원대 상가나 오피스빌딩을 사려는 부자 고객이 많아졌다. 임대수익과 함께 시세차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파트 처분 또는 토지 보상 등으로 여윳돈이 생긴 소액 투자 희망자 사이에서도 상가 주택.상가빌딩 등은 투자 1순위 상품으로 꼽힌다. 상가빌딩 투자자문업체인 포커스에셋 김민수 대표는 "여윳돈으로 투자할 상가건물이나 소형 빌딩을 알아봐 달라는 부탁이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며 "예전에는 상가투자 적정 시기를 묻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특정 지역의 투자 성공 가능성 등 구체적인 질문이 많다"고 말했다.

강남 테헤란로와 서초동 삼성타운 일대 등 강남권 핵심지역의 경우 1, 2층 상가와 근린생활시설 빌딩 매물은 거의 동난 상태다. 역삼동 LBA공인 관계자는 "현재 투기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아파트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해 인근 소형 빌딩 쪽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지만 좋은 매물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전했다.

투자하려는 자금은 줄을 선 상태지만 매물이 없다 보니 가격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송파구 신천역 인근 4층 상가빌딩(연면적 180평) 시세는 지난해 말 20억원에서 현재 23억원으로 15% 가량 올랐다. 역삼동 도로변 4층 상가빌딩(연면적 280평)은 32억~33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이후 5억원 이상 호가가 뛰었다. 서초구 양재동 하늘공인 관계자는 "길목이 좋은 건물은 매물이 거의 없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전했다.

강북권에서 뉴타운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용산구 이태원동 도로변 5층짜리 상가빌딩(대지 70평)은 3개월 전만 해도 22억~25억원이었지만 지금은 25억~30억원까지 치솟은 상태다. 왕십리역 인근 3층 상가 빌딩(연면적 110평)은 한 달 새 1억~2억원 올라 12억~13억원을 호가한다.

분양시장도 호조세다. 지난해 말 공급한 강남구 역삼동 힐앤힐 메디칼 프라자 상가 1층의 경우 분양가가 평당 5500만~6000만원대 수준이지만 5개 점포가 모두 주인을 찾았다. 대치동 대치프라자Ⅲ 1층도 10개 점포 중 대부분이 최근 모두 팔렸다. 서초역 앞에서 분양 중인 동일하이빌 주상복합 내 오피스(43실) 역시 최근 한 달 새 계약이 크게 늘어 현재 95% 가까운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 무작정 투자, 낭패 볼 수도=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전문가들은 상가.오피스 빌딩 시장은 경기 상황과 입지.종류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라 단순히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수석연구원은 "상가 등은 입지와 특성에 따라 양극화가 심한 상품"이라며 "개발 재료가 많은 곳이나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는 곳으로 압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몸값이 단기간 급등하면서 거품을 경계하는 지적도 있다. 상가114 유영상 소장은 "경기 불황에 임대료도 잘 안 들어오는데 값만 비싸 실속이 없는 건물도 적지 않다"며 "수익성 여부 등 상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마친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현.김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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