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지하 세계로의 초대’…서울 땅속 곳곳 개발 붐

위버루체 오피스텔 분양 2007. 7. 31. 14:12
‘지하 세계로의 초대’…서울 땅속 곳곳 개발 붐

 



29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과 8호선이 교차하는 ‘잠실역 지하쇼핑센터’. 휴가 용품을 파는 의류매장과 휴대전화 판매점에서는 상인들이 제품 설명을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었다.

140여 개 점포로 구성된 잠실 지하상가는 7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뒤 3월 초 다시 문을 열었다. 실내는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고, 장미길 별빛길 등 아기자기한 테마거리도 조성됐다.

덕분에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상인회 김정 회장은 “리모델링 이후 유동인구가 20% 이상 늘었다”고 귀띔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지하 도시’가 생기고 있다. 대학과 구청 등이 지하 공간 개발에 뛰어드는가 하면 서울의 주요 지하철역 상가의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건설교통부도 곧 지하 공간 개발과 문제점 등을 검토할 대규모 연구사업단을 공모()할 예정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의 개발 가능 지역이 부족한 데다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보듯 각종 규제로 초고층 건축이 어려워 지하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채광-공기순환 문제 개선

지난달 서울시는 시청 앞 서울광장 지하 1만3223m²(4000평)를 문화공간으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초구청도 2012년까지 지하철 양재역(3호선)과 논현역(7호선) 사이의 3km 구간에 5, 6층 깊이의 ‘지하도시’ 건설을 발표한 바 있다.

대학의 지하 캠퍼스 개발도 잇따르고 있다.

고려대는 2002년에 인문계 캠퍼스 지하에 ‘중앙광장’을 만든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자연계 캠퍼스 지하에도 ‘하나스퀘어’를 준공했다.

이화여대는 지하 6층 규모의 지하 캠퍼스를 12월 완공할 예정이며, 서울대 숙명여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도 대규모 지하 캠퍼스 건설을 검토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건설)은 서울 용산구 도시환경정비사업지에 33만580m²(10만 평)의 지하 보행로를 개발할 계획이다. 다른 건설사들도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앞, 동대문운동장, 여의도 순복음교회 등에 지하 공간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개발 바람은 토목기술의 발전뿐 아니라 ‘성큰(Sunken·지상과 지하를 잇는 공간)’ 시설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채광()과 공기순환 문제가 해결된 덕도 있다.

○ 지하상가는 ‘리모델링’ 중

오래된 지하상가를 대상으로 한 리모델링도 한창이다.

현재 영등포로터리, 을지로, 동대문 지하상가에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다. 임대기간이 끝나가는 강남역과 강남터미널 지하상가도 리모델링 설계를 발주할 예정.

지하상가들이 주변의 지하상가나 주상복합아파트와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

잠실역 지하상가는 롯데캐슬, 지하철 2호선 신천역 지하상가는 ‘트리지움’ 상가들과 연결됐고, 영등포역 지하상가도 인근의 영등포로터리의 지하상가와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도 시청, 을지로입구역과 서울시 신청사를 지하로 연결하겠다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서울의 마지막 가용 토지 중 하나인 지하공간이 난()개발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하의 범위가 확대되면 재산권으로서의 ‘지하권’ 인정 범위도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창원대 이강주(건축학) 교수는 “평면적인 개발이 끝난 서울에서 조화로운 입체적 개발이 가능하려면 정부와 민간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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