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쇼핑몰 ‘분양 명암’
[2006.10.08 16:34]
경영방식의 차이로 역세권 쇼핑몰 분양에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저가품 매장 형식의 상가들은 분양자나 임차인을 못구해 고전하는 반면 고급 브랜드 매장은 손님몰이에 여념이 없다.
전문가들은 “예전에는 역세권 호재만으로도 영업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었는데 최근 들어 소비자들의 기호가 고급화화면서 저가 쇼핑몰은 찬바람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품 시장형 매장은 썰렁
서울 신촌 밀리오레, 동대문 라모도 쇼핑몰은 임차인은 다 채우지도 못한 채 개장했다.
신촌 밀리오레는 신촌 민자역사에 위치한 테마 쇼핑몰로 지난달 22일 문을 열었지만 1주일이 지난 뒤에도 점포가 4분의 1가량 빈 상태다. 특히 4층 매장의 경우 분양가가 비싸지도 않은 1계좌(약 3평)당 9000만원 정도지만 분양을 많이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층 액세서리 매장은 비어 있는 점포만 20여개나 된다. 4층의 경우 운영하는 점포보다 비어 있는 자리가 더 많이 눈에 띈다. 푸드코트와 일반 점포 몇 개 외에는 둘러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신촌 밀리오레 관계자는 “1층과 4층 일부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다 분양이 끝난 상태”라며 “점포가 비어 있는 곳은 인테리어 공사 중이거나 아직 장소 이전을 못 마친 상인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동대문운동장역에 붙어있는 라모도 쇼핑몰도 사정은 비슷하다. 라모도는 지난 4월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지난 9월 소매매장에서 도매매장으로 전환했지만 저층상가 한 층을 제외하고 지하층과 3층 이상은 텅 비어있다. 이밖에도 명동의 하이해리엇, 강남역 뉴욕제과 뒤편의 아자 몰 등도 아직 빈 점포가 많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상가가 이미 공급과잉 상태인 데다 소비자 구매 추세가 변한 것이 쇼핑몰 불황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홈쇼핑 등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 경로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박대원 상가 컨설턴트는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서 온라인 쪽으로 옮아가고 있는 것이 현재 쇼핑몰이 어려워진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고급매장은 분양 활황
이에 비해 현대 아이파크몰, 에그옐로우 등 고급 브랜드 매장은 손님이 끊이지 않고 찾는다. 서울 용산역에 있는 아이파크몰은 지난 2004년 전자용품 위주 매장으로 문을 열어 고전했다가 최근 유동인구를 다시 끌어모으고 있다.
이 쇼핑몰은 임대사업만 주력하던 현대산업개발이 지난해 말 점포 소유자들을 설득해 상가 일부를 위임받아 경영토록 했다. 또 조그마한 점포를 2∼3개씩 묶어 한 개 점포 개념으로 운영해 기존의 소형 점포를 없애 백화점처럼 쾌적한 분위기로 전환하고 지난달 패션 전문백화점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 결과 이 쇼핑몰은 전자제품 쇼핑몰이라는 인식을 떨치고 고급형 쇼핑몰로 서서히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고객층도 기존 20대 위주에서 10∼50대 층까지 소화할 수 있게 됐다.
서울대입구역에 위치한 쇼핑몰 에그옐로우는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까지 의류업체 ‘세이브존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라붐 아웃렛’으로 꾸몄다.
수십개의 점포를 분양자들이 나눠갖고 있지만 세이브존인터내셔널이 경영을 위임받아 운영하는 형태다. 분양자들은 임차인을 따로 구할 필요가 없고 세이브존인터내셔널에서 자신의 소유 면적에 해당하는 매출 수수료를 받아 챙길 수 있다.
내년 상반기 문을 여는 서울 왕십리 민자역사는 분양물량의 80%를 일반인이 아닌 기업들에 배분했다. 대형 할인점인 이마트를 포함해 하이존 푸드코트 등이 들어서고 1층과 지하는 신세계에서 분양을 고려 중이다.
상가114의 유영상 소장은 “과거엔 어느 정도 규모만 갖춘 상태로 충분히 수익을 냈지만 현재 상가가 너무 많이 생겨난 상태라서 기존방식으로는 본전 찾기도 힘들다”면서 “기존 상가와 차별화하고 대형 브랜드 방식을 도입해야 유동인구를 끌어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cameye@fnnews.com 김성환기자
파이낸셜뉴스
'시장동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행점포도 상권따라 구조조정 (0) | 2006.10.16 |
---|---|
[재테크 포인트] 반토막 난 권리금 울고싶은 상가 세입자들 (0) | 2006.10.16 |
3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 소폭 감소 (0) | 2006.09.28 |
상가'성형수술'후 재분양 봇물 (0) | 2006.09.26 |
천변 상권 明과 暗…음식점 매출 40% ↑, 땅값 50% ↑ (0) | 2006.09.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