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힘 빠지게 됐다는데… |
개발자금 마련 쉬워 건설사에 손 안 벌려 |
내년부터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가 모집돼 부동산 개발 사업 자금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이자 건설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블라인드 펀드란 투자대상 부동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펀드 설립이 가능한 것으로, 지난 6월 부동산투자회사법이 입법예고되고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펀드를 만든 리츠회사는 이제까지 총자산의 30%까지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자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한도규정이 없어진다. 다시 말해 부동산 개발사업에 펀드 자금이 많이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사 지급 보증 없이 사업 가능…시공사 '힘' 약해질 듯 이럴 경우 가장 위협을 느끼는 곳은 건설회사들. 현행 개발사업 구도는 건설사가 사업자금의 대출 보증을 서면서 시공권을 갖는 형태지만 실제로는 개발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힘’을 갖고 있다. 시행사업 구도(시행사가 땅을 구해서 시공사에 건설을 의뢰하는 구도)에서 땅값과 공사비 일부를 대야 하는 데, 건설사의 보증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블라인드펀드가 활발히 조성되면 사정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든든한 자금력이 뒷받침되면 시공사의 도움 없이도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공사 조건을 따져가며 시공사를 골라잡을 수도 있게 될 수 있다. 건설 원가 많이 줄일 수 있을 듯 이런 사업구도라면 시행사나 펀드는 원가를 많이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현행 주택사업 구도에서 건설사(시공사)들이 추구하는 이익은 전체 사업비의 10%선이다. 공사에 따른 순수 경상이익이 3% 정도이며 4%는 나중에 사업이 잘못됐을 경우를 가정해 책정하는 리스크비용이다. 즉 채무인수 등의 비용이다. 나머지 3%는 건설사가 디벨로퍼의 일을 맡아 하는 개발신탁비용 등이다. 건설사의 보증이 없이 펀드가 주도한다면 건설사는 3% 정도의 경상이익만 챙기는 단순도급의 형태로 갈 수밖에 없다. 건설사가 챙기는 나머지 7% 가운데 일부는 개발신탁비용 등으로 쓰이지만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사업비 2000억원짜리 개발사업이라면 이제까지는 시공사가 약 10%인 200억원을 챙긴다고 했다면 이제는 공사이익 60억원 정도밖에 갖고 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구도의 변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펀드는 이제까지 은행이 취했던 프로젝트 파이낸싱의 이자보다 많은 이윤을 추구하지만 사업원가는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앞으로는 건설사는 순수 시공이익만 챙기고 부동산 개발은 금융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원가를 얼마나 줄이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펀드가 아니더라도 외국 투자자금은 일부 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어 금융사업자 방식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금융이 부동산을 지배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는 뜻이다. |
저작권자: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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