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동향

[르포 현장속으로] 용산상가 "가장 추운 겨울"

위버루체 오피스텔 분양 2007. 2. 12. 18:09

[르포 현장속으로] 용산상가 "가장 추운 겨울"
졸업ㆍ입학시즌 특수 '실종된지 오래'
고객 상당수 '구경만' 온라인서 구매
재고 줄이려 가격경쟁 수익구조 악화
 
 
PC와 가전제품 유통의 메카라 불리었던 용산전자상가가 흔들리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위축되고 쇼핑 형태도 온라인 쇼핑몰로 옮아가고 있어, 졸업입학 시즌 특수가 옛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제품 실물 확인하고 구매는 온라인쇼핑몰에서=11일 용산전자랜드 1층. 대형 LCD TV를 판매하는 한 상가에 예비신혼부부로 보이는 한 쌍의 남녀가 무언가 문의를 하더니 이내 돌아선다. 이들은 다른 몇몇 상가에서도 문의를 한 뒤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상가를 빠져나온다.

 

이에 대해 한 상가 주인은 "척 보면 물건을 구입하러 나왔는지, 문의만 하러 왔는지 알 수 있다. 저 사람들은 제품 실물을 보기 위해서 나온 사람들이다. 가격만 물어본 뒤 구입은 인터넷이나 다른 곳에서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가격을 알려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금요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1층에는 고객보다 상가 직원이 더 많아 보였다. 수입 가전을 판매하는 2층과 PC를 판매하는 3층, 게임 및 휴대전화를 판매하는 4층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전자사전과 디지털카메라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12월부터 3월까지 이어지는 졸업, 입학 특수가 예전만 못하다"라며 "내비게이션이나 휴대전화 전문매장으로 바꾸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PC 유통업체가 몰려있는 선인상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노트북PC, PC액세서리 등 일부품목은 판매가 활기를 띠고 있으나, 시장을 주도하는 CPU, 주기판, 그래픽카드 등은 신학기를 앞두고도 수요가 늘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3월 신학기 수요에 그나마 희망 걸어=선인상가 곳곳에 자리를 비운 매장들이 눈에 띄었다. 비교적 매출이 좋다는 1층에도 중고제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어 줄어든 신규수요를 반영하고 있었다.

 

주기판 및 PC 주변기기 업체 제이씨현시스템 관계자는 "윈도비스타 대기수요를 기대하고 지난해 하반기를 견디어 왔는데, 아직까지 별 반응이 없다"라며 "온라인 쇼핑몰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은 그나마 괜찮지만 오프라인 매장들은 IMF 이후 최악의 겨울을 지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학기 수요를 기대하고 제품을 잔뜩 들여왔던 업체들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가격경쟁을 벌이고 있어 업체들간 과열경쟁 논란도 나오고 있다.

 

제품 수명 주기가 빠른 그래픽카드 부문에서는 원가 이하에 제품을 판매하는 일도 발생해 경쟁업체도 가격을 낮춰 매출 및 수익이 낮아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한 PC 유통업체 관계자는 "과열경쟁으로 매출 뿐 아니라 수익구조가 갈수록 나빠지는 것이 큰 문제"라며 "그래도 3월 신학기가 시작되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희망으로 버티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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