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세 1만가구 공급되는 역세권 땅값 비싸 사업성 의문
다세대ㆍ빌라 문의 급증…토지거래허가구역 검토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보급 계획 발표 이후 지하철 인근 주택 지분값 관련 문의가 많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역세권 주변 용적
률을 올린다는데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습니다."(서울 미아삼거리역 인근 중개업소)
서울시가 역세권에 시프트(장기전세주택) 1만가구를 공급하기 위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허용하는 등 규제완화 소식이
알려진 뒤 역세권 인근 재개발 지역의 다세대와 빌라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아직 땅이나 지분값 변동은 없지만 이번
조치가 역세권 부동산 가격을 불안하게 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지금도 빌라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데 이 계획으로 투기성 빌라 매입이 급증할 것"이라며
"거래허가구역 지정과 동시에 건축 제한으로 묶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일 역세권 시프트 대상 지역 부동산 동향을 긴급 점검한 결과 땅값이나 지분값은 크게 요동치지 않았으나 개발 관련 문의가
평소에 비해 2~3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철 6호선 대흥역 인근에 있는 염리동 S공인 관계자는 "역세권 시프트 개념이 생소해 아직 매매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지만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 조만간 투자 문의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예상 지역 내 토지나 주택, 상가 소
유자들은 호가를 높이면서 지분값이 덩달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계획이 역세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개봉역 인근 Y공인 대표는 "상당수 역세권은 이미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상태거나 노후도 등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대
규모 재개발은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역세권은 이미 각종 개발 호재로 지분값이 많이 올랐고 계속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계획이 땅값만 올리고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주택을 건설해야 하는 상황에서 용적률 상승으로 지분이나 땅값이 오르면 수익성을 내기가
더욱 힘들다"며 "실제 사업이 가능한 지역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지하철 6호선 대흥역 일대 지분은 33㎡(10평) 이하 소형이 3.3㎡당 2000만~2300만원으로 지난해 이맘때보다 700만
~800만원이나 상승했다.
미아삼거리역 주변도 소형 지분이 3.3㎡당 3500만원 선에 육박해 1년 전에 비해 300만원 정도 올랐다.
신림역 주변 S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나올 때마다 가격이 조금씩 올라 역세권 주변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으로 역세권 주변 부동산 가격이 불안할 것에 대비해 해당 지구단위계획구역들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 등 투기방지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예정 지역 부동산 가격과 거래 동향을 점검하고 이상징후가 감지되면
대책을 내놓겠다는 것.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사업허가나 건축허가 뒤 용도변경을 해주는 데다 건립 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기 때문
에 당장 투기 바람이 불 가능성은 많지 않다"며 "거래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하며 예의 주시하다 필요하면 바로 투기 방지
대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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